뭐가 되었든...글을 끼적인다는 것은. 주저리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오랜 만에 팬픽을 읽었는데, 정말.. 잘 쓰시는 분들 너무 많다. 

직업이 뭘까..

나는 너무 대책없이 시작해버려서, 일상적 어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문도 너무 많고 싹 다 뜯어고치고 싶다. 지금 상태에선 뭐 얼마나 더 나은 글이 나올까 싶지만은. 


그냥 그저 재미로 쓰는 거니까...상관없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자꾸, 못마땅해진다 나의 글들이.


어째뜬 지금은 하는 공부에 집중해야하는데 오랜만에 내가 쓴 글들을 읽어보니...아악!!! 부끄러워서 이불 발차기를 했다. 


어서, 빨리, 지금 하는 이 공부를 마치고,

글쓰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팬픽이라 할 지라도 훨씬 나은 수준의 글을 쓰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마 내가 조금이라도 이렇게 끄적일 수 있는 것을 보면, 글은 누구나가 쓸 수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이라도 글쓰기에 뜻이 있는 분들은 아무 장르라도 좋으니 시작해봐도 좋을 것 같다.




 솔직히 나이가 많건 적건,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에 서투른 건 마찬가진데, 나이가 많으면...똑같이 잘 못해도 더 창피해진다. 어쩔 수 없다고,,..ㅠㅠㅠㅠ



글구 팬픽이라 'ㅠㅠ' 나 'ㅋㅋ' 같은거 막 쓰는데...그것도 자제해야하나. ㅋㅋ 

나중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그나저나, 알파오메가썰...쓰고싶다!!!! 앞부분 썰체도 소설로 다 바꿔버리고 싶구....ㅋㅋㅋ

참아야하느니라. 한 번 글 쓰기 시작했더니 자꾸 여기 드나든다. 연말이라구 자꾸 시상식도 챙겨보고, ㅠ 

안돼 안돼. 정신 차려야겠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나의 알파오메가 ㅋㅋㅋㅋ 언젠가는 꼭 다 쓸 수 있기를...




 글구 찬디는...요새 왤케 땔깜이 넘쳐나나여....손이 근질거려......

찬열이가 카이짱팬에 이어서.... 경수짱팬이 되어서 ㅋㅋㅋㅋㅋ. 백현이랑두 잘 지내는 거지? 예전에는 백현이보구 베프라 그랬으면서... 백현이 서운하지 않을까 괜히 혼자 생각했다. 다 두루두루 잘 지내겠지만! 백현이가 연애하느라 잘 안놀아주는 걸지도. 

내새끼들, 항상 건강하고 해맑고 잘 지내길. 


  그리고 경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믿는다. 스엠이 너마저....크게 기사화되게 두진 않겠지 ㅋㅋㅋ 이미 기사를 본 것 같기도 하다만. 검색어순위에서 볼 일 없길....

디스패치,,, 참아주세요. 사진만은 안됩니다. 그 유명한 망치....맞을 때 정말 아팠다는거.  아악. 보는 건 또 다르니깐.


근데, 왜 그렇게 티를 내고 싶어하는걸까. 내가 요새 연애를 안해서 그런가? 나는 너무너무 소중하면 더 숨기고 싶을 거 같은데..
이해가 잘 안가기는 한다. 마치 알아달라는 듯이. 울애기도 어려서 걱정 많을 거 같은데...아님 그냥 내 생각이니 ㅋㅋㅋ 아무렇지 않니 경수야? 

아니 근데 그 분은,
경수 걱정 안됩니까? 팬들이 사소한 것도 얼마나 잘 캐치하는데, 요즘이 어떤 시댄데 말입니다. 과민하다고요? 오버한다고?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마세요. 확실히 의도성이 느껴지니까. 팬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사랑할 거 아닙니까? 제발 조용히....연관검색어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고요......


그래도, 열애설이 나건 말건, 아이들은 사랑입니다. 많이 건강하고 많이 행복해야돼 아가들아...




 경수 하니까 갑자기 생각난건데,  씨지브이 디오콤보 ㅋㅋㅋ. 그런게 생긴 것도 웃기지만, 알바생들 교육받는데요. 경수세트 달라고 하면 그게 디오콤보니까 당황하지 말고 그거 주면 된다고.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정말,,,,짬뽕!!!! 정말,,,카테고리 이름을 주저리라고 지은 건 잘 한 거 같다. 

주절주절... ㅋㅋㅋ 비글을 걸어야하나.... 




그럼 마지막으로 Happy New Year!! 자축자축!! 나이만 먹고 ㅋㅋㅋ. 

지구 어디선가 생체노화방지연구를 하고 계신 연구원님들 저 다 늙기 전에 좀만 더 힘내세요!!!! 더는 양보 못합니다!!!!






그녀와 헤어지기 일주일 전 - 이성팬픽(첸)


배유미 작가의 단막극 - '그녀와 헤어지기 몇 시간 전' 이라는 작품을 모티브로 하였음을 밝힙니다.





http://youtu.be/5lkgMmxh3Ho


"어...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유감스럽지만 김종대씨 머리엔 악성 종양이 있습니다."

"네?"

"뇌종양 4기입니다. 종양이 산발적으로 퍼져있고 아예 뇌조직과 분리가 불가능해 병원에서 해드릴 수 있는 일은 진통제 정도가 다 일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얼마나 더 살 수 있나요?"

"보통 이런 경우에 1년정도를 내다봅니다. 환자분은 젊으셔서 더 짧을 수도 있어요."


헛웃음이 났다.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젊은 여의사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몇번이나 이런 얘길 해야했을까? 나는 그녀를 향해 입꼬리를 당겨 웃어보였다.



"네 알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네?"

그녀는 예상치못한 반응 때문인지 눈를 크게 뜬 채 반문했다. 나는 뒤돌아 문을 향해 걸었다. 어쩐지 내 것이 아닌 팔과 다리를 단 채 걸음를 옮기는 기분이었다. 귀가 멍하고 심장만이 세차게 뛰었다. 나는 가까스로 카운터에서 약을 받아 병원 일층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수도꼭지에 손을 가져다대니 차가운 물이 콸콸 쏟아졌다. 겨울인데 센스가 없다. 고개를 숙여 찬물로 연거푸 얼굴을 씻은 뒤 몸을 일으켜 거울을 바라봤다. 안녕 김종대. 너 죽는대. 앞으로 얼마나 널 더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거울 속 나를 집요하게 바라보았다. 그렇게 계속 거울을 들여다보니 내가 아닌 듯 낯설었다.



나는 걸었다. 계속해서 걸었다. 집까지는 버스나 택시가 필요한 거리였지만 그냥, 걷고 싶으므로 걸었다. 걷다보니 하루 중 하늘의 색깔이 가장 다채로운 오후 5시였다. 주황도 보라도 검정도 섞인 하늘지붕을 이고 두계단씩 육교를 걸어올라갔다. 맞은 편엔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뭐가 그리 즐거운지 허리를 들썩이며 웃는 얼굴로 걸어오고 있었다. 좋겠다 너네는, 사는게 즐거워서. 내게도 저런 때가 있었던가. 아마도 인생의 몇 장면쯤은 저렇게 채워져있었겠지. 평범에도 끼지 못하는 추레한 인생이었지만, 그렇다해도 말이다. 나는 집에 바로 들어가는 것 대신 전 곧 잘 드나들던 동네 포장마차에 들어서는 것을 택했다.


"소주 한병이랑 잔치국수 하나요."



자리에 앉아 곧 나온 소주를 먼저 깠다. 생각해본 적 있었는데.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 어떨까. 겪어보니 생각보다 충격적이진 않은 것 같다. 뭐 크게 슬퍼할 사람도 없고. 그치만, 억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왜 하필 나일까. 신은 대체 내게 왜 이러는 걸까. 애초에 열악한 패를 준 채 인생판 위에 세워놓았으면서. 그걸로도 모자라 서른도 안된 이 나이에 왜 나를 멋대로 아웃시키냔말이다. 이제 겨우 살아볼만 했는데 왜 이제와서. 고아로 태어나 혼자 자랐고 고등학교도 포기한 채 돈을 벌었고 간신히 검정고시 치고 되도 않는 공부 악바리처럼해서 공무원까지 되었는데. 나 이정도면 열심히 산거 아니에요? 내가 뭘 그렇게 밉보인건데.



김이 모락나는 잔치국수가 나오고, 나는 소주잔을 가득 채우다 눈물이 흘렀다.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돌리니, 조그맣고 오래된 브라운관 티비엔 서로 부둥켜안은 청춘남녀가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사랑? 사는게 팍팍해 짝사랑도 맘놓고 해본 적 없는데 사랑은 무슨. 스물일곱이란 나이에 죽음은 악어처럼 입을 벌린 채 다가오고 있는데, 추억할 사랑 한자락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했다.



"아 뜨거."


그 때였다. 옆테이블이 옆으로 엎어지며 오뎅탕 국물이 내 신발 위로 쏟아졌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질러대는 여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이 언니가 미쳤나. 아니지 아줌마지. 아줌마. 내가 언제 꼬리를 쳤다그래? 왜 생사람 잡아요."

"니가 눈웃음 살살 치면서 눈 내리깔고 콧소리 내고 막, 어? 내 애인이 잘나보이니까 꼬리쳤잖아 미친년아."


"뭐 미친년? 어디서 상욕이야 자기 남자 자기가 단속 못하고 이 아줌마가. 한번만 더 욕해봐요."


" 그럼 미친년한테 미친년..아!"




미친년...이라고 하지 뭐라고 해. 라고 하려던 게 분명한 여자는 말을 다 끝마치지 못하고 머리채가 붙잡혔다. 머리채를 붙잡은 여자는 열이 잔뜩 올라서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아줌마 애인한테 꼬리를 외쳐요. 그 늙어빠지고 배나온 아저씨한테 어? 나 눈 높아요."


"이 미친년이..아!"

내가 볼 때 아줌마라 불린 여자는 미친년이라 불린 여자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일단 미친년이라 불린 여자가 마르긴 했어도 훨씬 키가 컸고 기술력(?)도 좋아보이는데다 나이도 더 어려보이고 무엇보다 짙은 눈화장 속드러난 눈빛에는 독기가 있는 것이 누가 감히 쉽게 어찌 할 수 있는 여자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줌마는 잘못 걸린 듯 했다. 여자는 붙잡고 있는 아줌마의 머리채를 바닥에 팽겨치듯 놓았고 아줌마는 눈이 팬더가 되어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나쁜년아,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언니야말로 나한테 어떻게 이래요. 다음부터 우리 미용실 오지마요. 나 갈게요."




여자는 나가려다 한 숨을 쉬더니 카운터로 고개를 돌려 계산을 마친 채 다시 입구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그 때까지 멍하니 여자를 보고 있던 나와 눈이 마주쳤고 여자는 짜증난다는 얼굴로 내게 말했다.


"뭘 봐. 술이나 마셔."



하마터면 '네.' 하고 대답할 뻔 했다. 정말 무서운 여자다. 정면으로보니 여자는 미인형에 가까웠지만 짙은 화장과 차가운 인상 덕에 쉽사리 이쁘다고 인정할 수가 없었다. 드세고 차가워 보이는데, 대체 저런 여자는 누가 만나나?



여자는 나갔고 싸움구경을 하던 사람들은 다시 각자의 테이블로 고개를 돌렸다. 나 역시 고개를 돌려 잔치국수에 젓가락을 휘휘젓다가 갑자기 잊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맞다 나 뇌종양이지. 순간 까먹고 있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죽는다는 것도 까먹을 수 있구나.



그렇게 자조적으로 웃다가 불현듯 어떠한 생각이 스치었다. 내 남은 일년 동안 저 여자를 만나면 어떨까. 저여자를 만나면 어쩐지 일년이 쉽게 갈 것 같았다. 그리고 저여자라면 내가 버린다해도, 크게 아파하지 않을 것 같다. 척봐도 강해보이니까. 그녀라면 괜찮지 않을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까지 바닥에 앉아있다 밖으로 나가려는 아줌마를 돌려세웠다.




"저기요."


"왜요?"


"저기 다름이 아니고, 아까 전에 같이 계셨던 그 여자분이 한다는 미용실 이름이 뭔가요?"


"뭐야 너도 그년한테 반했어?"


“아니 그게 아니고 지금 머리 그 분한테 하신거죠? 아름다우셔서요. 제가 머리스타일에 관심이 많거든요.”


순간 당황했지만 나는 기지를 발휘해 최대한 아줌마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말했다. 머리스타일에 관심이 많다는 내 말에 여자는 나를 두 눈으로 쭈욱 훑었다. 그 순간 좀 민망해졌다. 사실 멋에 그다지 관심을 쏟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선량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여자에게서 듣고 싶은 정보를 얻으려 노력했다.



“봉수마을 버스정류장 맞은 편에 ‘공나리 헤어’ 라고 있어요.”


“아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나는 식어버린 잔치국수를 둔 채로, 그냥 계산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뒤 내 방 침대에 엎드렸다. 봉수마을의 공나리 헤어라.... 이름이 공나리인건가? 아마 그렇겠지? 이름은 공나리, 큰 키에 펑키한 갈색 파마머리, 짙은 화장, 나이는 이십대 후반? 아닌가 삼십대 초반인가? 내가 사귀자고 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쩌면 그 별나보이는 성격 때문에 남자들한테 인기가 없어서 쉽게 받아주지 않을까? 키는 좀 작아도 어디서 인물이 빠진다는 소리는 안 듣는데. 나는 나의 죽음에 대해 떠올리지 않기 위해 부러 그녀의 생각들로 불안을 덮으며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생각보다 여느때처럼 아픈 머리를 붙잡고 잠에서 깨었다. 스무살부터 거의 7년을 내리 먹었던 두통약도 이제는 제쳐준다. 내 병에는 어울리는 약이 아니니까. 나는 대충 아침을 먹고 언제나처럼 출근을 준비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업무는 내팽겨친 채, 퇴근시간까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어떻게 사귀자고 해야할까. 만약에 그녀가 거절한다면 타겟을 바꿔야할까? 어쩐지 그녀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은데.

사실, 죽을 것을 알면서 그 사실을 숨긴 채 누군가에게 접근해서 사귀려고 하는 일이 이기적이라는 것은 알지만 끝끝내 내 병을, 내 죽음을, 알리진 않을테니까. 젊은 시절에 이별의 추억 하나 쯤은 있어도 괜찮은 거니까 나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나는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공나리 헤어’


차가 없는 나는 봉수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맞은편의 공나리 헤어 간판을 바라보았다. 유리로 된 가게 외관 안으로 앞치마를 두른 채 집중한 얼굴로 가위질을 하는 여자를 발견했다. 찾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오예’ 하고 소리내어 말했다. 그리곤 놀라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확실히 어제 그 여자다.



나는 길을 건너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들리는 풍각 소리가 듣기 좋았다.


“어서오세..요.”


여자는 풍각소리가 들리자 거울을 통해 입구 쪽을 바라보았고, 거울 속의 여자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는 멈칫하며 말을 잇는 것이 보자마자 나를 알아본 눈치였다.



“뭐 하시러 오신거에요?”


“아, 염색이요.”


“네..좀만 기다리세요, 금방 되요.”



여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무심한 얼굴이 되어 슥삭슥삭 가위질에 몰두했다. 나는 옆에 아무거나 잡지를 하나 골라들고 잡지를 보는 척 여자를 조심히 살폈다. 여자는 소위 만두머리라고 하는 올림머리로 머리를 묶은 채 얼굴 양 옆으로 애교머리를 내어 어제보다 조금 더 어린 분위기였지만 짙은 화장은 여전했다. 저런 사이버틱한 펄이 들어간 보라색 립스틱은 어디서 사는 걸까. 시선을 내려 옷차림을 보니 가슴까지 패인 흰색 니트 아래로 손바닥만한 회색 반바지가 보이고 그 아래로는 패턴 가득한 자주색 스타킹이 보였다. 스타킹은 그녀의 긴 다리를 감싸느라 있는대로 당겨져 보는 사람에게도 그 신축성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녀의 대담하고 별난 옷차림이 어쩐지 내 선택이 틀리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나는 슬몃 미소가 새었다.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내려온 순서대로 시선을 들어올리다 거울 속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당황한 나는 조금 바보같은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뭘 봐 변태새끼야, 눈 안 깔아?’ 하는 것 같아 나는 쫄아서 다시 잡지로 고개를 묻었다. 변태같이 보였으려나.


“이리 오세요.”


그녀는 손님을 보내고 내게 눈짓으로 그녀 앞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머리, 무슨 색으로 하고 싶으세요?”


“어..그냥 아무거나요.”


“네?”

사실 나는 태어나서 염색이라는 것을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인데, 무슨 색으로 해야할 지 감이 잘 안와서 그냥 아무거나 해달라고 해버렸는데, 그녀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는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놀리는 것처럼 느껴졌을까?



“그니까,,,알아서 잘 어울릴 것 같은 걸로 해주세요. 염색 안 해봐가지구요.”

“몇 살이신데요?”


“스무, 스물일곱이요.”


“음..뭐 남자분들은 평생 염색 안하시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어..탈색은 좀 부담스러우실 것 같고, 브라운톤으로 좀 밝게 해드릴게요.”


“네.”


나는 한마디 한마디가 목에 걸린 것처럼 긴장되서 눈을 꿈뻑이며 말했고 여자와 눈이 마주칠때면 괜히 눈을 딴데로 돌렸다. 그러면 여자는 어쩐지 피식 피식 웃는 것 같았다. 바보같아서 웃는건가? 멋져 보여야하는데.



여자는 내 머리에 염색약을 치덕치덕 바르면서 간간히 티비 속 개그프로를 보며 목젖이 보일 만큼 호탕하게 웃었다. 웃을 때 보이는 치아가 가지런했다.



“개그 프로 좋아하세요?”


“뭐 그냥. 심각하고 잰 체하는 프로그램들보다 낫죠.”


“아....”


“저희 샵 처음이신데, 어디에 사세요?”


“아..이 근처에 살아요.”


“근처 어디요?”


“그...수현동이요.”



여자가 내 말을 듣고 갑자기 목젖이 보일 듯 호탕하게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긴 걸까? 그녀의 웃음에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나왔지만 웃음을 참고 거울을 통해 의자 옆에 주저앉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 역시 고개를 들어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근처면, 경상도가 서울 옆 동네에요.”


“버스타면 금방인데.”


사실 내가 사는 수현동에서 봉수마을은 버스를 타고도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서 나는 조금 머쓱하게 웃었다. 여자는 시원한 웃음을 은근한 미소로 바꾼 채, 다시 일어나 내 머리에 염색빗을 가져다 댔다.


“어제 저 보셨죠?”


“네.”


“혹시 이거 우연이에요?”


“아..아니요.”



여자는 살짝 혀를 내어 입술을 한 번 적시더니 새침한 듯 무심한 듯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내 머리에만 집중했다. 지금 뭔가 말해야하나? 나는 멋진 고백 멘트같은 것을 떠올렸었지만 어쩐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아 되는 대로 말해버렸다.



“저기 첫 눈에 반했습니다. 저와 사귀어주십시오.”


너무도 정직한 멘트였다. 여자는 놀랐는지 입을 벌린 채,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다시금 호탕하게 웃었다. 거울 속에 내 모습은 염색약을 발라 모두 뒤로 넘겨 우스꽝스러웠지만 내 표정은 더 없이 진지했다. 여자가 염색작업을 모두 마쳤는지 빗을 내려좋고 내가 앉은 의자를 휙 하고 돌렸다. 역시...화끈하다. 그리곤 내게 똑바로 눈을 맞추고 물었다.



“아니....어제 나한테 반했다구요?”


“네.”


“그게 말이되요? 보통 남자들은 다 학을 떼고 욕했을거에요.”


“보통 남자가 아닌가보죠.”



보통 남자가 아닌 것은 맞다. 시한부니까. 그러고 보니 또 잊고 있었구나. 내가 시한부라는 것을. 나는 진짜, 정말, 무조건, 이 여자를 만나야할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 안되면 다음엔 파마, 그 다음엔 컷트... 출근 도장 찍지 뭐.



“내가 싫다면요.”

“그럼 어떻게 하죠?”


“어머, 그걸 저한테 물어보시면 어떻게 해요.”



여자는 또 웃는다. 비웃음일까? 고백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어서 나는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진짜 그걸 여자한테 물어보면 어쩌자는 걸까. 그런데 어쩐지 여자의 표정이 나쁘지 않다. 비웃음이 아닌 것 같다. 설마 싫은 남자를 앞에 두고 이렇게 웃을까. 아니 사실, 습관적으로 웃는 여자인 것 같기는 하다. 역시 안되려나.



“시간 좀 걸려요, 시간 다 되면 머리 감겨 드릴게요.”


여자는 앞치마 주머니에 양 손을 찔러넣고 아까 전 내가 앉았던 뒤에 쇼파에 가 앉았다. 꼬아도 그녀의 다리는 참 길었다.

“근데요.”


“네 말씀하세요.”

“아니, 고백하는 남자가 자기소개 정도는 해야되는 거 아니에요? 나 지금 그 쪽 이름도 모르거든요?”



아 맞다. 나 지금 이름도 말 안했구나.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제가 실례했습니다. 그것부터 했어야했는데. 제 이름은 김종대고,, 스물일곱살이고..아 이건 말씀드렸구나. 직업은 3년차 9급공무원이고 대학교는 안나왔습니다. 고아고 집은 월셉니다. 차..차도 없습니다.”



시한부인것도 속이는 마당에 다른 것들은 숨기면 안된다는 나의 마지막 양심으로 나는 나의 초라한 이력을 모두 읊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로 졸업한거 빠뜨렸구나. 말하고 보니 무슨 자신감으로 고백을 받아달라고 찾아온건지 갑자기 너무나도 부끄러워졌다. 역시나...이 모든 것이 미친 짓인건가. 여자는 말없이 조용했다. 아무리 대담한 여자라도 대놓고 거절하기는 어려운 건가?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였다. 그 때 귓가에 보통사람보다 조금 톤이 높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공나리구요. 나이는 서른 하나에요. 대학 안나왔구요. 스무살부터 십년 벌어서 작년에 가게 차렸어요. 그리고 아빠는 암걸려서 나 중학교 때 죽었구요 엄마랑 둘이 살아요. 이 가게는 월세구요, 나도 차는 없어요. 괜찮겠어요?”


괜.찮.겠.어.요.?. 괜찮겠냐고? 대체 무엇이? 나는 어쩐지 희망이 생기는 그녀의 물음에 의자를 다시 돌려 쇼파에 앉은 그녀를 바라봤다.



“뭐가요?”


“나, 종대씨보다 나이도 많고, 성격 장난아니고, 아까보니까 종대씨랑 키도 비슷한 거 같은데, 괜찮겠냐구요.”


나이스.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잖아요.”



그녀는 환히 웃었고 나 역시 그녀만큼 밝게 웃었던 것 같다. 나는 그 날, 태어나 처음으로 염색이라는 것도 연애라는 것도 하게 되었다. 다름 아닌 그녀 덕분에.












「뭐해 자기? 자기 좋아하는 연포탕 했지롱, 얼른 와~♥」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을 마치고 차를 타니, 그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이제는 내 집이라고 불러야하는지 우리집이라고 불러야하는지 모를만큼 내 생활에 스며든 그녀의 문자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나 그 미소는 오래가지 못하고 나는 상념에 잠겼다. 12월에 사귀게 된 그녀와 어느 새 다시 12월을 함께 맞이하게 되었고, 난 아직도 살아있다.


오늘은 12월 20일, 그녀와 헤어지기 일주일 전이다.





아니 내가 이성팬픽을 쓸 줄이야......

갑자기 생각나서 그냥 써봤어요...요새 김종대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아서요 ㅋㅋㅋ.  뒷 이야기는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답니다....쓰고 싶은데 해야할 일 때문에 가까스로 참고 있어요 ㅠ. 여러분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 찬디 구상중인데여.. 찬디 러브 ♥




아마 앞으로... 주저리






제가 시험을 준비하는게 있어서 요즘 너무 바쁘네요.

앞으로 얼마나 쓰게 될 지 잘 모르겠어요.

별것도 아닌 글 읽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신데, 제가 이 시험이 잘 끝나야 글을 좀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ㅠㅇㅠ, 알오도 그렇고 제가 시작한 것들은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꼭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늘 급하게 쓰는 글이라 고치면 훨씬 나아질텐데도 공을 제대로 못들여서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참 부족한게 많은데.

다시 한 번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이렇게 써놓고.... 공부 안된다는 핑계로 간혹 투척하게 될 것 같기는 해요.

근데 여기 생긴지 얼마 안되서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되게 폭풍연재를 했었거든요. 못 그런지 이미 한 달 되나요....더 되나요. 

애들 곧 컴백한다는데.....벌써 걱정이 되지만 지금 하는 공부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하시는 일들 모두 잘 되시면 좋겠어요. 요즘 부쩍 날이 쌀쌀한데 감기 조심하시고 찾아와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진짜 가끔 오긴 올 거에요..... :D



자주와서 이 글이 민망해지지는 않겠죠...제발....이제는 공부 좀 할 수 있게되기를. (덕심아.....날 좀 놓아줘.)


수능 준비하시는 분들 있으면 대박나세요!!!!!   ( 제가 준비하는 시험이 수능은 아닙니다. ....)









Tuck me in 주저리






1분짜리 공포영환데.... 무섭다. 잔인한 장면 하나도 없이 공포에 떨게 함...









아빠...침대 아래 좀 봐주세요.


























개기월식 - Eclipse for two C 개기월식 Eclipse for two



어... 호미드, 글래브로, 루퍼스 같은 용어들은 영화 워울프 디 아포칼립스에서 가져온 설정이에요. 쓴다는 걸 깜빡했네요. 한마디로 인간, 늑대인간, 늑대에요. 어,,그리구. 어떻게 저 시절에 신발이 있냐....어..어.. 그냥 있다고 할라구요... 그리고 개기월식은 거의 해마다 있는 흔한 현상인데 여기선 매우 드문 일로 설정했어요. 그냥 다 그러려니 해주세요. 허구적 세계임...글고 메이는 그냥 자오민은 어릴 때부터 봤으니까 자오민,, 카이는 형아♥ 꺄항. 형아형아 하는 메이는 귀여우니까 카이에게만 보여주기...!!





bgm : Comme Ce Jour - Yuriko Nakamura 




주니메이와 카이는 날씨가 추워지자 이제는 갈대숲이 아닌 주니메이네 마을과 좀 더 가까운 동굴에서 매일같이 만나게되었다. 



"여기...형아네 집이랑 좀 멀지..? 갈 때 어떻게 해..."


"나는 두려울 것이 없는 사내니 밤 늦게 돌아다녀도 괜찮아."


"형아는 밤 눈 밝아?"


"나는 늑대의 태생이니 보통 사람들보다도 눈이 밝지. 밤에 아주 잘보여. 메이 손가락 마디 주름까지 다 보일걸?"



메이는 카이의 그 말에 카이에게 잡혀있지 않은 손을 꺼내어 허공에 펴보았다. 진짜 밤에도 이게 보인다구? 


카이의 등에 편히 기댄 메이는 오늘도 변함없이 쫑알쫑알 카이에게 말을 걸었다. 때로 카이는 메이의 향기에 취해, 메이가 묻는 것을 대답해주지 못한 탓으로 메이에게 타박을 받을때도 있었다. 타박이래봤자 '메이 삐졌어.' 같은 애교밖에는 안되었지만 말이다. 카이는 메이의 기분좋은 미성을 들으며 메이의 결 좋은 머리에 손가락을 넣어 빗고 있었다. 메이는 자신의 배에 둘러진 카이의 손 안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자신의 손을 꺼내며 뒤돌아 카이를 바라보았다



"만약에 별이 다 없어지면? 그래도 밤에 메이 볼 수 있어?"


"그럼.. 물론이지. 저번에 메이가 그랬잖아. 달이 메이만 따라다닌다고. 그러니 환한 메이 얼굴 형이 다 볼 수 있지."


"응. 달이 진짜 메이만 따라다녀. 신기해."


"메이 이뻐서 그래."


"음.....근데 그거 다른 애들도 다 그렇다던데?"




어? 어....메이 그거 아는구나. 하긴 얘도 열네살인데...무안해진 카이는 괜히 '아닌데...메이만 따라다니는건데...'하고 말하다 이내 말미에서 웃음이 새어나왔고 메이는 그렇게 대답하는 카이가 좋아서 '그니까...메이만 따라다니나봐.' 하면서 카이의 허리를 둘러 안고, 그의 가슴팍에 오른쪽 뺨을 기대었다. 동굴 밖에 보이는 나무 위에는 노란 새 한쌍이 지저귀고 있었다. 메이는 그 입모양이 귀여워 따라해보다 다시 카이를 올려다보며 물어보았다. 



"음....그러면 달도 없어지면? 그 때도 형아 메이 볼 수 있어?"


"달이 없어져도 그 어둠에 적응이 되면 다 볼 수 있어. 하물며 내 님이야, 못 볼리가 없잖아."



님이라는 표현이 어딘가가 간지러워진 메이는 카이의 가슴팍에 고개를 부비며 웃었다. 카이가 그런 메이의 얼굴을 감싼 손바닥에 살짝 힘을 주어 들어올렸다. 메이는 눈을 쑥스럽게 눈을 깜빡였고 카이는 특유의 근사한 미소를 지으며 메이의 이마에 촉 하고 가벼운 키스를 했다. 메이가 또 오물오물 말을 시작한다. 또 뭐가 궁금하실까나.



"형아가 어떻게 알아? 달이 없었던 적이 없잖아."


"있는데.... 메이 개기월식 혹시 알아?"


"들어는 봤는데 본 적은 없어. 메이 아가 때, 엄마는 본 적 있다구 했어. 형아두 봤어?"


"형아도 되게 어릴 땐데...모카만했을 땐가? 본 적 있어. 달이 어둠에 가려져 온 세상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점점 밝아지는 거야."


"우와. 메이도 보구 싶어. 형아는 달이 없어졌을 때 뭐하고 있었어?"


"형아가 뭘 좀 봤는데...."


"뭐어?"



카이는 어린 날, 깜깜한 어둠이 세상을 뒤덮었을 때, 자신이 보았던 걸 떠올렸다. 어린 카이는 친구녀석들과 모여 달이 사라졌다며 신기하게 바라보다, 잘 따르던 마을 형들이 어디론가로 가는 모습을 발견하곤 고개를 돌렸다. 평상시라면 형아들 어디가? 하고 물었을 테지만 어쩐지 카이는 그날, 그들에게 말을 붙여선 안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조용히 형아들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들은 숲 속 커다란 바 위 뒤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어린 카이는 태어나 그런 광경을 처음으로 보았다. 어두운 가운데서도 그 모든 것은 선명했다. 점점 달빛은 어둠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고 그들의 관계는 절정으로 치달았었다. 친구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연인이었구나 형아들. 카이는 서로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속에 무언가가 울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 이제 평생 함께하는거야. 개기월식에 하나가 되는 연인은 평생 함께하다 한 날 한 시에 죽는대."


"진짤까 그거?"


"당연하지. 너랑 나랑은 이제 완벽한 하나야."



카이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어린 아이었지만 그 날 본 광경과 그들이 했던 말은 잊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제게도 그런 연인이 생겼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단 한 사람.



"뭘 봤는데?"


"옆 집 아줌마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거...근데 넘어지면서 방귀를 뀌시더라. 우울할 때 지금도 가끔 떠올리곤 하지."

"에게? 그게 뭐야. 난 또 뭐 대단한 이야긴 줄 알았잖아..."



기대감에 눈을 초롱이며 바라보다 카이의 시덥잖은 이야기를 들은 메이는 실망감에 미간을 모았다. 



근데 농담은 재미가 없었나? 애들은 이런 얘기 좋아한다는데...역시 열네살에겐 무리인가. 카이는 어째뜬 즐거웠다. 찡그린 메이 얼굴은 언제나 묘한 즐거움을 주었다. 그래서 메이를 늘 놀리지 않는가...악취미라면 악취미였다. 이번엔 의도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특별한 거 없어?"


"개기월식에 얽힌 전설이 하나 있어."


"우왕. 진짜? 뭔데?"



만약에 귀가 달렸다면 축쳐져 있다가 위로 쫑긋 솟았겠지? 다시 자신을 바라보며 뭐냐고 보채는 메이를 보며, 카이는 여유를 부리고 싶었다.



"음...여기 뽀뽀해주면 해줄게."


카이는 자신의 볼을 톡톡 치며 메이에게 말했고 메이는 궁금한 마음에 카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얼른 촉 하고 카이의 볼에 입술을 찍었다. 


"빨리-"


"안 돼. 여기도."


카이는 자신의 코잔등을 가리키며 말했고 메이는 또 촉 하고 입을 맞췄다. 그리고 또 말해달라고 해보았지만 카이는 계속해서 여기, 여기 하고 요구사항이 늘었고 메이는 처음과 말이 다른 카이에 약이 올랐지만 그 전설이라는 것이 너무도 궁금해서 그냥 카이의 입안에 자신의 혀를 밀어넣었다. 이걸로도 안되면 그 땐 진짜 화를 내리라 생각하면서. 카이는 메이가 '나 안해.' 하고 토라질 줄 알았는데, 그럼 또 메이를 안고서 달래야지 생각했었다. 근데 메이는 이렇게 또 자기를 놀래킨다. 우리 님이 이렇게 저돌적이면 나는 좋아서 어떻게 하나?



메이가 먼저 다가간 키스지만 언제나처럼 카이가 더 깊게 들어와 메이를 정신못차리게 했다. 둘은 그렇게 한 참을 얽혀있다 떨어졌다. 메이는 잠시 멍해져 숨을 고르었다. 카이는 찡그린 얼굴 못지 않게 좋아하는 메이의 멍한 얼굴을 바라보다 살짝 웃었다. 그리고 발갛게 익어 멍한 얼굴로 숨만 쌕쌕 내쉬는 메이의 머리칼을 뒤로 넘겨주었다. 반듯한 이마에 살짝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메이는 그 상태로 눈을 깜빡이다 다시금 생각이 번쩍 들었다.



"어...전설..맞다. 전설. 빨리 전설 알려줘 형아."


"알았어. 그게 뭐냐면."


"응.. 그게 뭔데."



메이는 다시 집중해서 카이를 바라보았고 카이는 진짜 이번에는 말해주려고 했는데 아까 멍한 표정이랑 대비되게 어느새 반짝이는 눈동자에 웃음이나 으하하 하고 크게 웃어버렸다. 메이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고 결국 카이는 메이에게 손바닥으로 가슴팍을 얻어맞았다. 진짜로 감정이 실렸는지 좀 아팠다. 



"알았어 알았어. 그 전설이 뭐냐면 개기월식이 시작되서 끝나기 전까지 그 사이에 사랑하는 이들이 하나가 되면 그 둘은 죽는날까지 평생 함께 한다는 거야."


"우와...멋져 형아. 너무 멋져. 그 날 우리 꼭 같이 손잡구 있자. 알았지? 여기로 달려오는거야. 메이 가까우니까 밤이어도 올 수 있어."


"어... 손 잡구 있자고?"


"응."


메이는 카이의 이야기를 듣고서 흥분한 나머지 벌떡 일어나 방방 뛰었다. 저 해맑게 웃는 애 같은 얼굴에다가 대고 '하나가 된다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야한다는 것에 카이는 조금 난감함을 느꼈다. 이걸 말 해줘야 하나? 카이는 메이의 손을 끌어 다시 자신의 품에 안았다. 메이는 헤실헤실 웃고있었다. 아이고 볼수록 애기네 진짜. 



"음..하나가 된다는 건 손만 잡는거 가지고는 안돼."


"그럼?"


"어.....그게 말이지....그니까.."



카이가 뜸을 들이고 말하기를 어려워하니까 메이는 궁금한 얼굴로 카이를 바라보다 갑자기 무언가가 머리속을 스쳤는지 눈이 크게 띄였다 원상태로 돌아왔다. 


"어....형아 말 안해두 돼. 메이 뭔지 알겠어."


"진짜?"


"응...그니까..메이가 여자면 아가를 가질수도 있는 그런거...자나.."



메이는 괜히 고개를 숙이고 제 손가락을 만지작대며 말했다. 



"어? 어..."


카이는 어색해져서 조금 바보같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말았다. 



"그 날 꼭 형아랑 같이 있어야겠다. 개기월식은 흔한 일이 아니니까. 그치 형아?"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서도 저와 눈을 맞추며 꼭 같이 있고 싶다 말하는 메이가 고맙고 사랑스러워 카이는 메이를 덥썩 껴안았다. 정말 메이는 나의 것이구나. 메이도 카이의 목을 꼭 껴안았다. 그의 품안은 따뜻하고 단단했다. 



"근데 우리...잘되겠지 형아?"


"응...너 성인 되기 전에 보금자리 마련해서 멀리 떠나자. 근데 메이야말로 다시 엄마랑 친구들 못보는데 진짜 괜찮은거 맞아?"


"응. 내가 없어도 다 잘 있을거야. 근데 형아는 메이 없으면 안돼. 그렇지?"


"맞아...메이도 그래?"

"응...메이는 형아 사랑한다고 했잖아. 사랑은 뭐든 다 같이 하는거잖아."


"맞아..우리 메이 똑똑하다. 너무 고마워. 형아가 더 멋진 사내가 되서 메이 꼭 행복하게 해줄게."


"응..."



하늘이 연보라색이 될 무렵 메이는 카이와 헤어져 자신의 마을로 돌아왔다. 메이의 엄마는 메이에게 요새 어딜 계속 그렇게 쏘다니냐며 자오민이 찾는다고 말해주었다. 



"자오민."


"주니메이. 요즘 어딜 자꾸 가는거야? 지난번에 멧돼지한테 습격당한거 잊었어? 내가 요즘 스헤라때문에 신경못써줘서 이러는거야?"


"아냐 자오민. 스헤라는 곧 아기엄마가 될거니까 자오민 그녀에게 잘해주어야 해. 그냥..많이 걸으면 잠이 잘와서 돌아다니는거야. 신경 전혀 안써도 돼. 진짜로 전혀-."


"뭐야. 좀 서운한데? 일로 와. 안아줄게."

"어? 메이 좀 피곤한데..."



"자오민- 어딨어 자오민!"



그 때 자오민의 부인인 스헤라가 잔뜩 부푼 배로 자오민을 찾았고 그 틈을 타 메이는 자오민 안녕- 하고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카이를 알게 된 후 자오민과의 사소한 스킨십도 내키지 않았다. 그동안 자기가 어리다며 가벼운 입맞춤 외에는 자신을 지켜주었던 자오민에게는 정말 미안했다. 그치만 스헤라가 있으니까.....괜찮을 것이다. 메이는 그렇게 생각을 털어버렸다. 그리고 잠들지 전 메이는 얼마가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가족들이랑 친구들한테도 더 잘해야겠다고도 생각했다.




다음 날이 되고 메이는 어김없이 동굴로 카이를 만나러갔다. 부쩍 추워진 겨울 날씨에 오늘은 아빠가 잡아온 여우로 새로운 털옷을 입었으니 카이의 반응이 궁금했다. 이쁘다고 해주겠지? 



메이가 신나서 통통 걸어가는 동안 자오민은 그런 메이를 몰래 따라붙었다. 



"형아-- 메이 왔어."


"메이 이게 뭐야?"


"메이 새옷이야- 어때?"



메이는 빙그르르 돌았고 카이는 부드러운 여우의 털을 쓸어보았다. 금빛 털이 메이한테 아주 잘어울렸다. 둘은 금새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이야기를 시작했고 자오민은 동굴 밖에서 그 모든 것을 듣고야 말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마을로 돌아와 메이를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생각했다.



'감히...주니메이. 니가 나를 상대로 이런 깜찍한 짓을 하고 있었단 말이지.'



메이는 카이와 데이트를 마치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다 집 앞에 서있는 자오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웃지 않는 자오민은 언제보아도 조금 무뚝뚝해보였다. 어쩐지 오늘은 무언가 좀 더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메이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놓았다. 



"자오민....기다렸어?"


"이제와?"


"응.....스헤라는 이제 곧 아기가 나올거 같다고..아침에 엄마가 그랬어. 언제 나온데?"


"글세. 이번 주 안으로."


"진짜? 스헤라랑 자오민 닮았으면 아이 이쁘겠다."


"근데 메이..."


"응."


"밀회는 재밌었어?"


"어? 밀회라니 그게 무슨..."


"몰래 만난 그 시꺼먼 놈이랑은 언제부터 그렇게 만났을까나? 너 갈대밭다닌다고 한지가 석달은 된 거 같은데. 그러고보니 요즘 얼굴이 좋네?"



메이는 너무 놀라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 모르고 잔뜩 굳은 얼굴로 눈만 깜빡였다. 큰일이다. 이건 정말....일찍이 겪어본 적이 없는 그런 위기였다. 어쩌지?...어떻게 되는거지?


"어...그니까.."



자오민은 메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은 채 메이의 머리채를 끌고 숲으로 갔다. 메이는 눈물이 줄줄났다. 자오민은 메이의 머리채를 거칠게 내팽겨쳤고 메이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런 메이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자오민이 너무 화가나 오히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한테 말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너네 둘 다 화형이야. 그렇게 해줄까? 이게 겁도 없이 감히 나를 두고 딴 놈을 만나? 그 새끼는 어느 부족이야?"


"자오민....내가 잘못했어. 근데 나....그냥 모른척해주면 안돼? 응? 파혼해주면 안돼? 자오민은 부인도 있잖아...그리고 또 원하면 누구라도 자오민의 것으로 할 수 있잖아. 응?"


"어디서 감히 파혼을 입에 올려? 그새끼랑 너 잤어? 말해봐. 잤어?"


"아냐...진짜 절대 그런거 아냐. 자오민....제발 자비를 베풀어줘."


"꿈도 꾸지마. 앞으로 그 새끼 한번만 더 만나러 가면 바로 아버지한테 말씀드릴거야. 그 하얀피부 새까맣게 지저지고 싶으면 계속 만나든지."



메이를 그대로 둔 채 자오민은 떠났다. 메이는 너무 놀라 방금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꿈만 같았다. 







형아. 우리 이제 어떻게 하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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